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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인터뷰]'플라이 대디' 싸움의 고수 승석 역의 이준기

7개월 만에 다시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이준기. 지난해 12월, 그러니까 이준기가 연예계 최고의 키워드로 자리잡기 직전인 영화 '왕의 남자' 개봉 즈음이었다.당시 그 누구도 이준기가 지금과 같은 스타덤에 오르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때였다.

이준기나, 언론이나, 관객 모두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지리라는 것은 예견치 못했다. '공길'이라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신인치고는 당차게 소화해냈다는 평가가 전부였던 상황이었다.

회사 내 한 카페에서 인터뷰 하는 동안 그를 주목하는 손님은 별로 없었다. 편하게(?) 인터뷰했다. 다시 돌아와 7월의 이준기를 인터뷰하는 어느날. 약속 장소인 압구정동 한 카페에는 이미 수 십여명의 팬들이 어떻게 알고 왔는지 카페 이곳저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그를 지켜보록 있었다. 공식 팬카페의 회원이 30~4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지난 7개월여 동안 '평생 만나볼 언론 매체를 정말 다 만나본 것 같다'은 이준기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시선집중'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었다. 해도 뭐라고 하고, 안해도 뭐라하는 유명세와 곤욕을 잘도 견뎌내는 그는 이제 겨우 스물 다섯이다.

비가 하루종일 내리는 날이라 자칫 몸도 마음도 축 처질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그는 시종일관 장난기 섞인 농담과 진지함을 여유있게 섞어 스스로를 콘트롤하고 있었다.

내 현재모습은 '0'이다

그야말로 지난 7개월은 이준기의 신드롬으로 뒤덮였다. 그가 출연한 '왕의 남자'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4월 말까지 1230만 관객을 기록하며 한국영화 최다관객 기록을 세웠다. 이준기만의 공은 아니지만 '공길'의 이준기가 없었다면 그 의미도 분명 퇴색했을 터다. 이준기가 출연한 한 석류음료 광고는 출시 35일 만에 최단기간에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6월 말에는 300억원도 돌파했다. 음료회사는 올해 말까지 1000억원의 매출 예상을 잡고 있을 정도다. 그의 팬클럽은 회원만 40만 명에 육박하는 대부대다. 5월에 열린 첫 팬미팅에는 1만2,000여명이 몰려 들었다. 최고 인기가수의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규모다. 그가 발표한 싱글곡조차 히트할 조짐이다.

최근 열린 대종상에서는 신인남우상에 국내외 인기상까지 그가 받을 수 있는 모든 상을 휩쓸며 새삼 그의 인기를 재확인케 했다. 그가 지난 인터뷰에서 말했던 것처럼 올해 82년 개띠인 그가 자기 해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그대로 들어맞은 셈이다.

스타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확산과 폭발력이 뭔지를 최근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사례를 만들고 있는 이준기.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0'이라는 숫자에 비유한다. "제 현재 모습은 백지장과 같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무것도 없어요. 그냥 저는 제게 오는 모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제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러면서 또다른 제로의 모습으로 새로 시작하고 늘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매번 새로 시작하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늘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

이준익 감독 "넌 더 깨져야 돼", 박중훈, "단단해질지 불행해질지 전적으로 너의 몫"


달라진 위상만큼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여느 스타와 달랐다. 이준기는 크로스 섹슈얼(예쁜 남자)이라는 신드롬을 가져왔다. 쇄도하는 인터뷰, 공연, 패션쇼, 촬영, 스크린 쿼터, 대통령 FTA 토론회 참석까지, 일도 참 많았다. 그는 '왕의 남자' 공길이로 세상의 모든 관심을 다 얻은 듯했다. 그를 필요로 하는 환경은 24시간 중에 잠자는 시간 빼고는 전국 어디에서나다. 최대한 소화해도 스물 다섯 젊은이가 능동적으로 나서기에는 아무래도 벅차보인다.

실수 한번만 해도 그의 죄(?)는 빅 뉴스가 되고 굉장한 책임감을 수반하게 된다. 이런 엄청난 부담을 그는 어떻게 감당하고 있을까? 아직 배우라고 자기입으로 입밖에 내기 쑥쓰럽다는 이준기는 최근 지금의 이준기를 만들어준 이준익 감독과 박중훈이 함께 작업하는 '라디오'스타'강원도 영월 찰영지를 응원차 다녀왔다. 이준익 감독은 아버지처럼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넌 더 깨져야 해. 박중훈 따라가려면 아직도 멀었어~"라고 서슴없이 말하며 이준기에게 힘을 실어준다.

대선배인 박중훈의 격려성 충고도 그의 머릿속에 오래동안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 준기 너는 깨질 일만 남았으니 깨질 테니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해라. 단단해 지느냐 아니면 불행해 지느냐는 너에게 달려있다. 절대 너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는 분위기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

산전수전, 공중전 모두 겪으면서 여전히 배우로서 안정된 무게감을 가진 대선배의 충고는 자칫 오버할 수 있는 이준기에게 진정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 아직 신인 이준기에요. 아직 멀었구 칭찬보다는 비판받고 남자로 성숙해져갈 일이 더 많이 남았죠. 욕을 먹더라도 먹을만한 욕을 먹는 배우가 될 겁니다."

변한게 없어요. 변했다면 보는 시선이 달라졌을 뿐

집-촬영장-그리고 종종 갑갑할 때면 가는 똑같은 술집에 매번 같이 술먹는 남자친구 네 명. 화려할 줄 알았던 그의 모습이 무척 단조롭다. 촬영이 없으면 집에서 주로 게임을 한단다.

이준기는 새영화 '플라이 대디'에서 싸움의 고수인 고등학교 승석으로 변신했다. 힘없는 소심한 가장 이문식의 나이어린 사부다. "제 차기작이라고들 하지만 사실 이 영화는 '왕의 남자' 이전에 결정된 영화죠. 부담감이요. 솔직히 처음엔 '왕의남자'여파로 부담이 되긴했지만 촬영하면서 다 잊었어요.

어차피 한번만 하고 영화 안할 것도 아니고 연기 안할 것도 아닌데 그냥 이문식 선배와 함께 작업하면서 정말 많이 배워야지 하고 목표를 세웠고 또 많은 걸 느끼고 배웠어요. '왕의남자'를 통해 느낀건데 우리나라 관객이 정말 무서운 분들이세요. 결국 제 진심어린 연기가 보여지지 않는다면 관객들은 냉정하게 평가하실 것 같네요."


이준기는 스스로를 잘 알고 있었다. "여전히 전 촬영장에서 막내고 신인배우 이준기에요. 다만 그동안 여러분이 주신 분에 넘치는 사랑에 배신감을 느끼시지 않도록 책임감있게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현명한 녀석이란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테니 지켜봐 주세요. "

그의 차기작은 배우로서의 몫을 충분히 한다고 생각해서 참여한 광주항쟁을 다룬 '화려한 휴가'. 열여덟신이 전부다. 주인공이라고 해서 덥썩 물어 안맞는 옷을 입기보다는 단편 영화라 할지라도 배우로서 충분히 의미있는 역할이라면 주저없이 나서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지금의 이준기보다 5년 후 10년 후의 이준기의 모습을 기대해달라는 말에서는 또래들보다 훌쩍 커버린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 임세원 대학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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